본문 바로가기

텃밭

10월 10일 텃밭 - 무 통이 보인다! 배추 값이 폭등하더니 이젠 신선 채소 모두가 난리네요. 먹거리에 대한 경각심이 이토록 심각하게 대중에게 크게 다가서는 계기도 없을 겁니다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보다 현상에 일희일비할 뿐이기는 너나 없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5평 텃밭에 키우는 김장채소가 약간의 위안이 되기는 하지만 많이 부족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내년에는 곡물까지는 아니더라도 채소 정도는 자급자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일년 먹을 온갖 채소를 자급하려면 몇 평이나 필요할까요? 배추는 하루가 다르게 부쩍 커 갑니다. 벌써 결구를 준비하는 녀석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한냉사 안에서도 일정하게 뜯어먹는 벌레들이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벌레 막는 한냉사가 오히려 벌레잡이를 방해하는 상황입니다. 심을 때는 꽤나 공간.. 더보기
10월 3일 텃밭 - 탄력받은 배추와 무 잦은 비가 급기야 물폭탄으로 이어지고 배추 폭등과 그에 대한 저질 대책들까지 버무려져 세상이 온통 뒤숭숭합니다. 식량자급과 다품종소량생산이 국가적으로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매우 절실하게 다가오네요. 김장채소 넣는다고 뽑아버린 고추, 들깨, 차조기, 토종오이,갓끈동부 등이 지금은 아쉽기만 합니다. 가능한 한 개씩이라도 일으켜 세워 살려두었더라면 지금처럼 푸른 채소가 귀한 시점에서 참 요긴했을 겁니다. 한치 앞도 못보는 초보농사꾼이 참 오만했다는 반성을 해 봅니다. 씨를 넣어도 감감무소식에 어렵사리 나온 싹들도 비에 녹고 벌레에 먹히고, 웬만큼 키워 심은 모종들조차 쉽게 활착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작물 하나 탄력붙은 성체로 키우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배웁니다. 그나마 꽃대를 올리지 .. 더보기
9월 18일과 23일 텃밭 상황 - 추석 물폭탄 맞은 텃밭 추석전 9월 18일 텃밭에 갔을 때만 해도 오랜 가을 장마를 이겨낸 작물들이 꽤 작렬하는 초가을 태양빛을 달게 받으며 튼실히 자라고 있어서 매우 흐뭇했었죠. 그리고 추석 기간 중에는 고향에서 폭염에 시달리던 터라 텃밭에 무슨 문제가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요, 귀경길에 차 안 라디오에서 수도권 물폭탄 소식이 들리고, 남부지방을 벗어나면서는 차창밖으로 계속 폭우가 쏟아져서 텃밭이 온전할지 심히 걱정되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23일 텃밭에 가보니 작물들 피해가 상당하네요... 한냉사 안의 무, 배추는 별 피해는 없습니다. 이건 18일 한냉사 안 무 모습이구요, 이건 23일 무 모습입니다. 좀 더 자라고 좀 더 깔끔해진 느낌입니다. 흙도 쓸려간 자리 없이 오히려 더 폭신폭신해져 있습니다. 18일 찍은.. 더보기
8월 19일 텃밭 - 김장 농사 시작 8월이면 텃밭 농사의 꽃인 김장 농사의 시작입니다. 파, 열무농사의 실패를 딛고 김장 농사에서는 잘 해 보겠다고 새롭게 다짐을 합니다. 뙤약볕에 무슨 고생이냐고, 텃밭에 들어간 돈이면 사먹는 게 훨씬 싸고 맘 편하지 않냐고 아내가 가끔 툭툭 던지곤 합니다. 막히는 도로를 뚫고 몇 시간씩 달려가서 뙤약볕에서 돈 쓰고 독한 제초제 마시고 불량식품 먹고 스트레스 쌓아 오는 골프보다는 수백배 낫다고 응수합니다. 골프가 얼마나 재미있는데 그러냐고 말하면 텃밭농사가 얼마나 즐거우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육수를 흘리고는 신나서 집에 오겠냐고 점잖게 말해 줍니다. 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 이야기를 시작하면 아내는 더이상 응수를 하지 않게 됩니다. 텃밭농사를 물질적 손익계산을 일일이 따져야 하는 지겨운 일로 접근하게 되면.. 더보기
7월 31일~8월 8일 텃밭상황 - 열무농사 실패(?) 폭염과 늦게까지 이어지고 있는 장마로 작물들도 허덕이는 듯 전반적으로 잘 자리지 못합니다. 갓끈동부는 이런 모습이 정상인데요, 마치 갓끈을 연상시키는 듯 매우 깁니다. 그런데 중간에 이렇게 알도 차지 않고 꼬투리가 말라버리는 녀석들도 있네요. 원인은 뭘까요? 거름이 부실하거나 너무 꼬투리가 한꺼번에 많이 달렸거나 햇볕을 못 받았거나... 뭔가 이유가 있을 겁니다. 갓끈동부 꼬투리 위로 개미들이 엄청나게 돌아다니는 것으로 보아 꼬투리에서 뭔가를 빨아먹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갓끈동부를 수확하려고 꼬투리를 자를라치면 개미들이 화를 내는 듯한 느낌이 팍팍 옵니다. 감자를 캔 후 이랑 위에 감자대와 잡초 등을 모아 유기멀칭을 해 주었는데 유기멀칭한 것은 어느새 분해되어 간데없고 대신 쇠비름이 온 밭을 뒤덮었습니다.. 더보기
7월 19일과 26일 텃밭상황 - 끝나는 놈, 번성하는 놈, 새로 시작하는 놈 장마철이어서인지 지난 7월 10일 싹을 보였던 열무가 지지부진입니다. 그때 심었던 쪽파는 잎이 길게 올라오며 모양을 갖추고 있는데 아직 별로 힘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추는 한심하기까지 합니다. 꽃대가 올라와 뽑아내기 시작한 봄 상추가 완전히 끝나기 전에 한 잎이라도 딸 수 있을까요? 상추와 적근대 등 봄에 심은 잎채류들이 마구 번창할 때 지지부진하던 갓끈동부가 지금은 하루가 다릅니다. 자라는 모습을 느낄 수 있을 정도라고나 할까요? 저 높은 곳은 마구 휘감아 돌고 있습니다. 그리고 꽃도 피워댑니다. 곧 갓끈을 만들어 낼 것 같습니다. 오이도 선명한 꽃을 마구 피워대며 번창합니다. 손가락만한 조그만 열매를 매다는 것 같은데 어느새 훌쩍 크고 통통해져서 금방 노각이 되려고 합니다. 매일 가지 못하니 기.. 더보기
7월 4일 텃밭 상황 - 풍요로운 감자 수확, 그리고 또다른 도전 지난 주말에는 급히 고향에 갔다가 귀경길에 기장 공동경작팀에 늦게 합류하는 바람에 우리 텃밭을 세심히 돌아보지는 못했습니다. 졸지에 광명텃밭에 함께 오게 된 아내가 시댁 방문 차림으로 대신 우리 텃밭의 풀을 메주었답니다. 풀과의 전쟁에서는 내외가 있어서는 안됩니다.^^ 비록 구두가 빠지고 바지가 늘어나고 팔에 풀독이 오르더라도 말이죠... =3=3=3 장마 전에 감자를 캐야 한다는 말이 있어서 그날 감자를 캐려고 했었는데, 공동경작 기장밭 풀메기를 하다가 이미 날이 어두워졌고 주변에서 캐고 있는 감자를 보니 너무 알이 작아서 다음 주까지 기다려야겠다 생각했더랬습니다. 다행히 마른 장마가 끝나고 지난 주 내내 비가 많이 내려서 내심 감자 알이 굵어지겠구나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또 주말에 비가 오면 감자를 .. 더보기
6월 19일 텃밭 상황 - 곡물과 과채 첫 수확! 장마가 시작된 뒤로 처음 가보는 텃밭입니다. 이모작 열무는 잘 자라는지, 감자는 잎이 마르고 줄기가 쓰러져서 수확해야 할 때가 되었는지, 토마토, 고추와 가지는 몇 개나 달렸는지, 차조기와 깻잎은 좀 수확할 게 있을지, 토종오이와 갓끈동부는 오이망을 좀 탔는지, 이런 저런 기대와 상상을 하며 텃밭으로 향합니다. 이런 관심은 도시농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없던 새로운 것입니다. 나와 '관계를 맺은' 작물들의 발아, 생육, 결실, 고사가 온전히 내 관심의 초점 속에 다 비집고 들어와 있습니다. 텃밭에 들어선 순간 일단 숨이 턱 막힙니다. 상전벽해가 아니라 소전초해(?)가 되어 있습니다. 나보다 훨씬 높이 자라야 할 갓끈동부를 잡초들이 조기에 압도하려 하고 있습니다. 주변 몇몇 텃밭들은 아예 작물이 더이상 보이지.. 더보기
6월 6일 텃밭 상황 일요일 텃밭에 다녀왔습니다. 지방 선거날 다녀왔으니 4일만인가요? 고추가 열매을 맺기 시작합니다. 토마토도 조그만 알맹이가 달렸습니다. 완두콩은 아예 주렁주렁이네요. 아직 콩알은 여물지 않아서 속이 투명하게 비치는 듯 합니다. 죽은 것 같던 고구마 싹들이 올라옵니다. 말라붙어도 다시 살아난다더니 사실이었네요. 희망은 힘든 조건일수록 극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듯 합니다. 고구마 싹이 참 예쁩니다. 강낭콩도 꽃을 피웠으니 곧 콩깍지를 만들겠군요. 갓끈동부는 아직 힘차게 오이망을 타고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토종오이들이 금방 덩굴손을 뻗칠 듯한 기세로군요. 들깨가 5개밖에 나지 않아서 그 중 2개를 그대로 떠서 옆으로 옮겨 심었었는데요, 원래 있던 들깨(왼쪽)은 많이 자란 반면 옮겨심은 오른쪽 들깨는 여.. 더보기
5월 21일 텃밭 상황 - 도시농사의 기쁨! 초파일 광명텃밭에 다녀왔습니다. 작물이 부쩍 자라는 시기라는데 지난 주에 못갔으니 2 주만에 가는 거라 작물의 상태가 매우 궁금하였습니다. 도착해서 보니 황량하던 텃밭이 괄목상대할 정도로 무성해져 있네요. 이 정도까지 자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전체 모습입니다. 감자씨를 직접 심은 감자밭과 씨를 직접 파종한 쌈채류 밭은 무성합니다. 쌈채밭 한가운데 심었던 파는 단 하나도 올라오지 않았네요. 중간에 한 줄 빈 곳이 선명하네요. 뭔가 잘못 심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대파와 쪽파을 구분하지 못하고 파종한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토종 상추인데요, 정말 어마어마 합니다. 입 한 장이면 두 사람이 나눠서 쌈 싸먹어야 할 정도로 큽니다. 벌레먹은 자리 하나 없이 윤기가 좌르르, 깨끗합니다. 꽃상추, 청상추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