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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장마 덕분에! - 7월 17일 텃밭 사실은 평년보단 10일 정도 짧았다는 이번 장마, 무척 길게 느껴졌었죠? 맑은 날 거의 없이 종일 쏟아지는 기록적인 폭우 때문이었을 겁니다. 매일 작물을 살필 수 없는 도시농부 입장에서는 평년의 3배 이상 내린 비 때문에 하루하루 가슴졸일 수밖에 없었지요. 당분간 비소식이 없으니 그간 비에 녹았던 작물들이 단단하게 속을 채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옥길동 오이망 아래 마지막 하나 남았던 토종오이... 지난 주 폭우에 작은 오이 하나 남기고 결국 생을 마감했네요... 수확한 작은 오이는 맛나게 나눠 먹었습니다~ 이제는 오이망 펜스에 수세미들만 남았습니다만, 그래도 5 그루나 되는 수세미가 장마덕에 힘차게 줄을 타고 있습니다. 오이망 펜스를 다 덮어 펜스가 감당이 안되도록 수세미를 매달게 하려면 잘 보살펴야겠죠.. 더보기
장마를 이기고... - 7월 10일 텃밭 한반도 기후 변화로 향후 엄청난 농업 손실이 예상된다는 기사가 떴네요. 너무 일찍 온 장마에 차가운 여름 날씨, 잦은 폭우로 작물들이 힘겹습니다. 열매가 작은 것은 물론이고 위기감에 꽃대를 빨리 올려 잎 채소도 수확이 쉽지 않습니다. 작물의 적응 속도보다 기후 변화가 빠르니 토종조차 생존에 허덕일 지경인 것 같습니다. 다음 세대의 재산까지 마구 끌어다 소비하는 경제 짐승들의 탐욕 때문인데요, 언제나 브레이크가 걸릴까요? 브레이크가 걸리긴 할까요? 마늘이 너무 잘아서 더 실해기를 기다리는데 장마에 마늘대가 다 녹고 잡초는 번성해서 더 두었다가는 마늘을 찾기도 힘들게 생겼습니다. 부랴부랴 수확을 했습니다만 아마 못 뽑은 마늘도 꽤 될 듯... 장마철이라 땅에 물기가 많아 삽질을 하지 않아도 쉽게 쏙쏙 뽑힙니.. 더보기
고난과 시련의 장마 - 7월 2일 텃밭 장마 시작 후로 연일 폭우가 쏟아져 밭에 들어가 작업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던 중에 토요일 장마가 소강상태여서 오랜만에 밭에 나가 일을 했습니다. 역시나 때 이른 긴 장마에 떼로 달려드는 벌레에 살판나서 퍼지는 잡초로 밭이 말이 아닙니다. 옥수수가 벌레 공격으로 처참합니다. 멸강나방 애벌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을 나지 못하는 것이니 중국에서 올해 날아온 것인데요, 모든 벼과 식물을 무참히 공격한답니다. 나란한 잎맥을 가진 텃밭의 풀들조차도 다 이런 모습입니다. 농약을 치면 일거에 해결되겠지만 바로 그 농약이 이런 상황을 되풀이하게 만드는 주범이 아닐까요. 농약은 해충보다는 그것들을 잡아먹으며 생태계의 균형을 이루는 이로운 천적을 더 괴멸시키기 때문이죠. 벌레와의 전쟁에선 인간이 질 수밖에 없고.. 더보기
장마 중에 가본 텃밭(6월 25일) 장마로 비가 많이 왔고, 이어서 많은 비를 동반한 태풍이 온다고 합니다. 토요일 비가 잠깐 그친 사이에 밭을 돌아보았습니다. 가지가 앙증맞은 열매를 달았습니다. 가지꽃이 많이 달린 것으로 보아 앞으로 가지는 계속 달리겠죠? 고추도 달렸습니다. 오뉴월 땡볕이 하루가 다르다더니 정말 나무가 다 되었네요. 풀 멀칭을 두텁게 했는데도 장마비에 잡초들이 풀 멀칭을 들고 올라왔습니다. 지난번 대를 뚝뚝 잘라 수확한 아욱에서 새 대들이 올라와 또 이만큼 자랐습니다. 들깨는 장마 전에는 잎 뒷면이 짙은 보라색이었는데 지금은 앞뒤로 모두 초록색이 되었네요. 초코민트도 초콜렛 색이 사라졌습니다. 햇볕이 적은 장마철이라 광합성을 조금이라도 더 하려는 노력일까요? 쪽파들은 잘 자라는 듯 싶었는데 잎이 흰색으로 변하면서 모양도.. 더보기
2년차 아마추어 도시농부의 관록! - 6월 12일 텃밭 작년 고추밭에 고추가 잘 커서 풋고추, 꽈리고추들을 한 주에 다 못먹을 만큼 수확하곤 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잎 전체가 축 처지더니 그대로 말라죽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고추는 약을 치지 않으면 농사가 불가능하다는 말이 실감이 났는데요, 그래도 먹을 음식에 먹으면 죽는 맹독을 바르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벼룩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죠. 요즘은 많은 분들이 부단한 노력으로 유기농 고추를 생산하는데 성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프로파머는 아니지만 나와 가족이 먹을 고추는 농약이나 화학비료 없이 건강한 먹거리로 키워보고 싶습니다. 공동경작 때문에 시간이 절대 부족하지만 5평 텃밭은 좁은 공간이니 단 시간에 성과가 보이는 작업을 할 수가 있습니다. 몇 주째 계속 틈틈이 주변 풀을 낫으로 베어 고추밭을 .. 더보기
5월 28일 텃밭 - 수양의 계절 날이 무척 더워졌습니다. 잠시만 김매도 땀이 나고 살이 타니 일하기가 무척 힘들죠. 풀과 벌레들은 더욱 기승을 부리구요. 이런 상황에서는 흐르는 땀도 즐길 줄 알아야 하지만 조급함과 욕심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텃밭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쌓이게 하고 병을 주겠지요. 자고로 텃밭에 수양의 계절이 온 것입니다. 완두콩이 꽃을 피웠습니다. 일년에 두번 수확하는 두벌콩이라 그런지 성장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고구마 심으려 뒤집은 실패한 감자밭에서 홀로 살아남은 감자가 줄기를 올렸네요. 고구마밭에 감자 하나... 살겠다고 나온 녀석이니 몇 개나 달리나 두고 보겠습니다. 얼갈이에 붙은 벼룩벌레... 배추, 열무, 갓은 구멍이 뻥뻥 뚫렸습니다. 벌레마저 좋아하는 얼갈이... 벌레도 먹을 .. 더보기
3월 19일 텃밭 - 샛파란 마늘싹! 오랜만에 공동경작팀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고 농부학교 수강생들의 밭만들기도 구경하였습니다. 검은 비닐 봉지와 과도 수준을 넘어 호미와 고무장갑으로 무장한 전문적인 할머니가 계수동 텃밭의 봄나물들을 훑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씁쓸하지만 어쨋든 봄을 실감합니다. 굴껍데기 분쇄 찔끔, 물긷기 찔끔 하고서 부침개에 막걸리 홀짝거린 것 밖에 없는데 벌써 5시가 되었습니다. 날씨도 많이 풀렸고 내일 봄비가 온다니 텃밭의 비닐터널 철거하는 일을 더이상 미뤄서는 안될 것 같아 서둘러 옥길동 텃밭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가보니 옥길동 텃밭의 비닐터널이 거의 벗겨져 있습니다. 누군가 벗기다 만 것인지 겨우내 불었던 그 어떤 강풍보다 더 세찬 바람이 지난 주에 갑자기 불어닥쳤던 것인지 알 수 없네요. 농촌은 물론 이젠 도시.. 더보기
2011년 3월에도 풍성한 텃밭 토요일 산더미처럼 밀린 직장일을 집에 가져 와서 날밤 까고 아침에 명상음악 틀어 놓고 반신욕을 하다보니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싶은 옅은(?) 깨달음이 있었네요. 그래봐야 홀딱 내려놓지 못하는 쫌스러움은 어찌지 못하지만서도 말이죠... 어쨋든 깨달음이 온 힘을 빌어 텃밭에 올해 첫 나들이 합니다. 지난 12월에 가보고 연이은 영하의 날씨에다가 이상하게 바쁜 일상이 이어진 덕에 텃밭에 가본지 무려 2개월이 훨씬 넘었네요. 폭설에 비닐 터널이 무사한지, 강추위에 채소들이 죽진 않았는지 자못 궁금해 집니다. 지난 겨울에 덮어 놓았던 음식물 찌꺼기들입니다. 한 겨울 추운 날씨에도 미생물들의 움직임은 계속된 것 같군요. 오늘은 마침 배추김치 담그고 남은 잔해들을 있어서 가져가서 또 깔았습니다. 비닐터널을 열어보니 .. 더보기
12월 4일 - 겨울 텃밭 관리 김장채소 수확하고 텃밭 결산을 했으니 좀 오래 게으름을 피워도 좋을텐데요, 그런데 겨울을 나는 텃밭 푸성귀들이 궁금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궁극의 불모지인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벗어나 폭신한 텃밭을 밟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몸에 흙을 묻히지 않으면 병이 생긴다는 것은 단순히 흙의 이로운 물성이나 흙에 사는 미생물로부터 뭔가를 얻을 수 있다는 물질적인 이유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흙의 색깔과 모양을 보고 흙의 냄새를 맡고 흙의 감촉을 느끼며 대지의 품에서 위안을 얻을 수밖에 없는 정서적 이유가 더 큰 것은 아닐까요? 일단 공동경작 양파밭을 가봅니다. 어지럽고도 선명한 신발자국들 사이로 가냘픈 양파 모종들이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니까... 한겨울 잘 견디면 봄에는 살.. 더보기
10월 말 텃밭 - 추위 한 방에... 10월 24일까지는 따뜻한 가을 날씨 덕에 텃밭 작물들이 왕성한 발육을 보였습니다. 이제는 총각무도 뿌리에 알이 차기 시작합니다. 부드러운 총각무 잎을 뜯고 있는 느릿한 달팽이도 보이네요... 무들은 아제 거의 다 무통을 땅위로 올려 놓고 있습니다. 한냉사 안의 무들도 튼실한 뿌리를 보여줍니다. 시금치 싹이 올라왔네요. 첫 잎은 저렇게 가늘지만 두번째 잎부터는 시금치 본래 모습을 보여준답니다. 눈 좀 맞으며 월동하다보면 맛좋은 시금치로 자랄 겁니다. 갓은 너무 많이 자라서 지금 수확해서 김치를 담궈도 될 듯 합니다. 그래도 배추 수확할 때까지는 기다려야죠... 고구마 모종 다섯 주 심었었는데 온 밭을 다 뒤덮더니 달랑 고구마 다섯 개를 남겼습니다. 게다가 생긴 모습이라니... 저렇게 못생긴 프랑켄쉬타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