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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일기

10월 10일 텃밭 - 무 통이 보인다!

배추 값이 폭등하더니 이젠 신선 채소 모두가 난리네요. 먹거리에 대한 경각심이 이토록 심각하게 대중에게 크게 다가서는 계기도 없을 겁니다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보다 현상에 일희일비할 뿐이기는 너나 없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5평 텃밭에 키우는 김장채소가 약간의 위안이 되기는 하지만 많이 부족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내년에는 곡물까지는 아니더라도 채소 정도는 자급자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일년 먹을 온갖 채소를 자급하려면 몇 평이나 필요할까요? 


배추는 하루가 다르게 부쩍 커 갑니다. 벌써 결구를 준비하는 녀석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한냉사 안에서도 일정하게 뜯어먹는 벌레들이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벌레 막는 한냉사가 오히려 벌레잡이를 방해하는 상황입니다.


심을 때는 꽤나 공간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꽉 차서 답답해 보이네요. 통풍에도 문제가 좀 있는 듯 보이구요.


미처 빨리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배추를 이렇게 잘라 놓는 벌레도 흙속에 사나 봅니다. 살다보면 사람이나 벌레나 이렇게 대책 없는 놈들이 있습니다. 나눠먹으려 양보하는데도 아예 깽판을 놓은 걸 좀 보세요.


적갓도 많이 자랐습니다만, 배추밭 빈자리를 활용해서인지 적갓이 너무 적은 듯 하네요. 늦게나마 좀 더 심어야겠어요.


총각무는 이제 튼튼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물폭탄에 뿌리를 다 드러냈던 녀석들인데 대견합니다.


노지에서 자라는 무도 왕성하게 자랍니다. 이쯤되면 혹시나 싶어서...


잎을 들추어 보니 무 통이 솟구쳐 올라와 있네요! 글쎄,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음... ......
초보 도시농부만 느낄 수 있는 희열일테니 도시 촌놈이라 비웃진 마시길...^^ 아직 무 통이 안 보이는 녀석들도 밑둥 주변의 흙이 위로 봉긋 솟아 오른 것으로 보아 곧 무 통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쌈채밭의 청상추는 파릇파릇 올라와서 조만간 쌉싸름한 상추쌈을 맛보일 것 같은데요,


적상추는 다 녹아버리고 요놈이 유일합니다. 요놈은 살아나려나요?


쑥갓도 특유의 사슴뿔 모양 본 잎을 내밀었네요. 참으로 우아합니다~


첫 방에 잘 발아한 겨자잎들은 벌써 이렇게 컸습니다. 내가 키운 매콤한 겨자잎 쌈이 참으로 기대됩니다.


황량했던 쌈채밭이 그럭저럭 모양을 갖추어가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가을 햇살이 고마울 뿐이죠...


랜드마크로 남겨둔 피마자는 한 여름처럼 풍부하게 잎을 주진 못하는군요. 고구마도 가을타는지 이젠 뻗어가는 힘이 뚝 떨어졌습니다. 다음 주에는 고구마를 캐고 고구마 대를 갈무리한 다음, 그곳에 적갓과 총각무를 반 씩 심을 예정입니다. 아주 추워지기 전까지 김장용으로 쓸 수 있을만큼 온전히 자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만, 본 잎이 나와 웬만큼만 자라주어도 괜찮습니다. 새싹조차 몸에 좋다고 먹는 판인데 한참을 더 흙과 햇살의 기운을 받은 푸성귀들이라면 새싹보다야 낫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