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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

5월 28일 텃밭 - 수양의 계절 날이 무척 더워졌습니다. 잠시만 김매도 땀이 나고 살이 타니 일하기가 무척 힘들죠. 풀과 벌레들은 더욱 기승을 부리구요. 이런 상황에서는 흐르는 땀도 즐길 줄 알아야 하지만 조급함과 욕심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텃밭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쌓이게 하고 병을 주겠지요. 자고로 텃밭에 수양의 계절이 온 것입니다. 완두콩이 꽃을 피웠습니다. 일년에 두번 수확하는 두벌콩이라 그런지 성장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고구마 심으려 뒤집은 실패한 감자밭에서 홀로 살아남은 감자가 줄기를 올렸네요. 고구마밭에 감자 하나... 살겠다고 나온 녀석이니 몇 개나 달리나 두고 보겠습니다. 얼갈이에 붙은 벼룩벌레... 배추, 열무, 갓은 구멍이 뻥뻥 뚫렸습니다. 벌레마저 좋아하는 얼갈이... 벌레도 먹을 .. 더보기
8월 19일 텃밭 - 김장 농사 시작 8월이면 텃밭 농사의 꽃인 김장 농사의 시작입니다. 파, 열무농사의 실패를 딛고 김장 농사에서는 잘 해 보겠다고 새롭게 다짐을 합니다. 뙤약볕에 무슨 고생이냐고, 텃밭에 들어간 돈이면 사먹는 게 훨씬 싸고 맘 편하지 않냐고 아내가 가끔 툭툭 던지곤 합니다. 막히는 도로를 뚫고 몇 시간씩 달려가서 뙤약볕에서 돈 쓰고 독한 제초제 마시고 불량식품 먹고 스트레스 쌓아 오는 골프보다는 수백배 낫다고 응수합니다. 골프가 얼마나 재미있는데 그러냐고 말하면 텃밭농사가 얼마나 즐거우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육수를 흘리고는 신나서 집에 오겠냐고 점잖게 말해 줍니다. 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 이야기를 시작하면 아내는 더이상 응수를 하지 않게 됩니다. 텃밭농사를 물질적 손익계산을 일일이 따져야 하는 지겨운 일로 접근하게 되면.. 더보기
7월 31일~8월 8일 텃밭상황 - 열무농사 실패(?) 폭염과 늦게까지 이어지고 있는 장마로 작물들도 허덕이는 듯 전반적으로 잘 자리지 못합니다. 갓끈동부는 이런 모습이 정상인데요, 마치 갓끈을 연상시키는 듯 매우 깁니다. 그런데 중간에 이렇게 알도 차지 않고 꼬투리가 말라버리는 녀석들도 있네요. 원인은 뭘까요? 거름이 부실하거나 너무 꼬투리가 한꺼번에 많이 달렸거나 햇볕을 못 받았거나... 뭔가 이유가 있을 겁니다. 갓끈동부 꼬투리 위로 개미들이 엄청나게 돌아다니는 것으로 보아 꼬투리에서 뭔가를 빨아먹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갓끈동부를 수확하려고 꼬투리를 자를라치면 개미들이 화를 내는 듯한 느낌이 팍팍 옵니다. 감자를 캔 후 이랑 위에 감자대와 잡초 등을 모아 유기멀칭을 해 주었는데 유기멀칭한 것은 어느새 분해되어 간데없고 대신 쇠비름이 온 밭을 뒤덮었습니다.. 더보기
7월 19일과 26일 텃밭상황 - 끝나는 놈, 번성하는 놈, 새로 시작하는 놈 장마철이어서인지 지난 7월 10일 싹을 보였던 열무가 지지부진입니다. 그때 심었던 쪽파는 잎이 길게 올라오며 모양을 갖추고 있는데 아직 별로 힘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추는 한심하기까지 합니다. 꽃대가 올라와 뽑아내기 시작한 봄 상추가 완전히 끝나기 전에 한 잎이라도 딸 수 있을까요? 상추와 적근대 등 봄에 심은 잎채류들이 마구 번창할 때 지지부진하던 갓끈동부가 지금은 하루가 다릅니다. 자라는 모습을 느낄 수 있을 정도라고나 할까요? 저 높은 곳은 마구 휘감아 돌고 있습니다. 그리고 꽃도 피워댑니다. 곧 갓끈을 만들어 낼 것 같습니다. 오이도 선명한 꽃을 마구 피워대며 번창합니다. 손가락만한 조그만 열매를 매다는 것 같은데 어느새 훌쩍 크고 통통해져서 금방 노각이 되려고 합니다. 매일 가지 못하니 기.. 더보기
7월 10일 텃밭 상황 - 잡초와 해충에 맞서기 기장밭 공동경작 모임이 7월 10일 토요일 5시에 있어서 그 전에 텃밭을 좀 돌아보기 위해 오후 3시 경에 서둘러 집을 나섭니다. 7월 4일 일요일 이후 6일만에 텃밭에 가게 되는 것입니다. 감자밭에 감자 잔해와 풀 등의 유기물로 두텁게 멀칭을 하고 상추와 열무를 그냥 멀칭 위로 뿌린 다음 물을 주고 왔었는데 멀칭이 효과가 있어서 풀은 잡히는지 상추와 열무는 흙에 도달하여 싹을 틔웠는지 자못 굼금합니다. 가는 길에 근처 농협에 들러 쪽파 반 단을 샀습니다. 상추와 열무 사이사이에 심어서 충 기피 효과도 보고 김장 때까지 오래 쪽파를 길러 먹으려는 계산에서 인데요, 잎이 거의 다 녹아 상태가 엉망인데다 시장에서 파는 쪽파의 1/4 단도 안되는 것이 무려 3,750원이나 해서 놀랐습니다. 영양이 살아있는 싱.. 더보기
6월 19일 텃밭 상황 - 곡물과 과채 첫 수확! 장마가 시작된 뒤로 처음 가보는 텃밭입니다. 이모작 열무는 잘 자라는지, 감자는 잎이 마르고 줄기가 쓰러져서 수확해야 할 때가 되었는지, 토마토, 고추와 가지는 몇 개나 달렸는지, 차조기와 깻잎은 좀 수확할 게 있을지, 토종오이와 갓끈동부는 오이망을 좀 탔는지, 이런 저런 기대와 상상을 하며 텃밭으로 향합니다. 이런 관심은 도시농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없던 새로운 것입니다. 나와 '관계를 맺은' 작물들의 발아, 생육, 결실, 고사가 온전히 내 관심의 초점 속에 다 비집고 들어와 있습니다. 텃밭에 들어선 순간 일단 숨이 턱 막힙니다. 상전벽해가 아니라 소전초해(?)가 되어 있습니다. 나보다 훨씬 높이 자라야 할 갓끈동부를 잡초들이 조기에 압도하려 하고 있습니다. 주변 몇몇 텃밭들은 아예 작물이 더이상 보이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