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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고난과 시련의 장마 - 7월 2일 텃밭 장마 시작 후로 연일 폭우가 쏟아져 밭에 들어가 작업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던 중에 토요일 장마가 소강상태여서 오랜만에 밭에 나가 일을 했습니다. 역시나 때 이른 긴 장마에 떼로 달려드는 벌레에 살판나서 퍼지는 잡초로 밭이 말이 아닙니다. 옥수수가 벌레 공격으로 처참합니다. 멸강나방 애벌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을 나지 못하는 것이니 중국에서 올해 날아온 것인데요, 모든 벼과 식물을 무참히 공격한답니다. 나란한 잎맥을 가진 텃밭의 풀들조차도 다 이런 모습입니다. 농약을 치면 일거에 해결되겠지만 바로 그 농약이 이런 상황을 되풀이하게 만드는 주범이 아닐까요. 농약은 해충보다는 그것들을 잡아먹으며 생태계의 균형을 이루는 이로운 천적을 더 괴멸시키기 때문이죠. 벌레와의 전쟁에선 인간이 질 수밖에 없고.. 더보기
3월 19일 텃밭 - 샛파란 마늘싹! 오랜만에 공동경작팀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고 농부학교 수강생들의 밭만들기도 구경하였습니다. 검은 비닐 봉지와 과도 수준을 넘어 호미와 고무장갑으로 무장한 전문적인 할머니가 계수동 텃밭의 봄나물들을 훑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씁쓸하지만 어쨋든 봄을 실감합니다. 굴껍데기 분쇄 찔끔, 물긷기 찔끔 하고서 부침개에 막걸리 홀짝거린 것 밖에 없는데 벌써 5시가 되었습니다. 날씨도 많이 풀렸고 내일 봄비가 온다니 텃밭의 비닐터널 철거하는 일을 더이상 미뤄서는 안될 것 같아 서둘러 옥길동 텃밭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가보니 옥길동 텃밭의 비닐터널이 거의 벗겨져 있습니다. 누군가 벗기다 만 것인지 겨우내 불었던 그 어떤 강풍보다 더 세찬 바람이 지난 주에 갑자기 불어닥쳤던 것인지 알 수 없네요. 농촌은 물론 이젠 도시.. 더보기
2011년 3월에도 풍성한 텃밭 토요일 산더미처럼 밀린 직장일을 집에 가져 와서 날밤 까고 아침에 명상음악 틀어 놓고 반신욕을 하다보니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싶은 옅은(?) 깨달음이 있었네요. 그래봐야 홀딱 내려놓지 못하는 쫌스러움은 어찌지 못하지만서도 말이죠... 어쨋든 깨달음이 온 힘을 빌어 텃밭에 올해 첫 나들이 합니다. 지난 12월에 가보고 연이은 영하의 날씨에다가 이상하게 바쁜 일상이 이어진 덕에 텃밭에 가본지 무려 2개월이 훨씬 넘었네요. 폭설에 비닐 터널이 무사한지, 강추위에 채소들이 죽진 않았는지 자못 궁금해 집니다. 지난 겨울에 덮어 놓았던 음식물 찌꺼기들입니다. 한 겨울 추운 날씨에도 미생물들의 움직임은 계속된 것 같군요. 오늘은 마침 배추김치 담그고 남은 잔해들을 있어서 가져가서 또 깔았습니다. 비닐터널을 열어보니 .. 더보기
12월 4일 - 겨울 텃밭 관리 김장채소 수확하고 텃밭 결산을 했으니 좀 오래 게으름을 피워도 좋을텐데요, 그런데 겨울을 나는 텃밭 푸성귀들이 궁금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궁극의 불모지인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벗어나 폭신한 텃밭을 밟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몸에 흙을 묻히지 않으면 병이 생긴다는 것은 단순히 흙의 이로운 물성이나 흙에 사는 미생물로부터 뭔가를 얻을 수 있다는 물질적인 이유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흙의 색깔과 모양을 보고 흙의 냄새를 맡고 흙의 감촉을 느끼며 대지의 품에서 위안을 얻을 수밖에 없는 정서적 이유가 더 큰 것은 아닐까요? 일단 공동경작 양파밭을 가봅니다. 어지럽고도 선명한 신발자국들 사이로 가냘픈 양파 모종들이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니까... 한겨울 잘 견디면 봄에는 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