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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거르기 지난 주 금요일(10일) 담근 막걸리가 발효가 계속 되어서 거르지를 못하고 있었는데 담근지 8일째인 오늘 오전에 보니 더이상 기포가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대개 4~5일이면 거른다는데 누룩을 설명서에 적힌 권장량의 반만 넣은 것 때문에 늦어진 것이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어쨋든 맑은 층과 탁한 층이 잘 분리되고, 냄새나 맛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아 실패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원래 전문가들은 누룩을 쌀의 5분의 1만 넣고, 또 효모도 술맛 버린다고 아예 넣지 않는다 합니다. 실패에 대한 걱정을 떨쳐버리지 못한 저는 누룩을 쌀의 3분의 1이나 넣고 그것도 모자라 효모도 2스푼이나 첨가했습니다만, 다음에는 전문가들처럼 누룩도 줄이고 효모도 아예 넣지 않고 막걸리를 빚어보고 싶은 자신감이 생겼네요. 고두밥, .. 더보기
9월 12일 텃밭 - 총각무와 가을쌈채 파종 기나긴 가을장마 끝에 오랜만에 비가 없는 날씨가 왔습니다. 총각무 씨 뿌릴 때가 되어서 좀 늦었지만 덩달아 가을쌈채들도 파종하려고 여느 때처럼 신나게 텃밭으로 향합니다. 지난 주에 잘 세워 준 아주까리가 그 사이 비가 와서 또 넘어졌습니다. 깨와 차조기들도 어지럽고 가지도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고구마가 사방으로 침범하고 있구요... 겨우 서있는 아주까리를 텃밭 랜드마크 삼기 위해 흙을 북돋아주고 나머지는 모두 뽑아 정리해 버렸습니다. 고구마와 아주까리가 없는 부분은 다 뒤집어 씨뿌릴 채비를 해 둡니다. 잠시 고개를 들어 옆 밭들을 둘러보니 배추 모종들이 비에 녹거나 벼룩벌레에 뜯겨 거의 전멸입니다. 잔치를 벌이고 있는 벌레들을 좀 찍어보았습니다. 만찬과 짝짓기... 벼룩벌레들의 천국입니다... 한냉사 .. 더보기
막걸리를 빚다 현미채식 한답시고 술 마실 일이 있으면 생막걸리만 마셨습니다. 양주(또는 전통 소주)는 고온에서 증류한 것이고 일반 유통 소주는 화학적으로 알코올을 추출하여 물로 희석한 것이고 맥주나 와인은 유통을 위해 몸에 좋은 효소를 인위적으로 죽인 술인데 반해 생막걸리는 쌀과 밀 등 곡식의 영양이 남아있고 효모 등 우리 몸에 좋은 다양한 효소가 살아있는 자연상태의 술이어서 현미채식의 취지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단 막걸리에 길들여져 있어서 거의 모든 유통 막걸리에는 빠짐없이 아스파탐과 같은 화학 감미료가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단 막걸리를 마시면서 좀 느끼하고 비위가 상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습니다. 특히 쌀은 남아도는데 수입쌀로 막걸리를 만들어 .. 더보기
9월 4일 텃밭 - 태풍과 벼룩잎벌레 김장 배추, 무 밭에 한냉사 씌운 후로 계속 비가 와서 텃밭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태풍이 수도권을 휩쓴 목요일 새벽에는 베란다 밖으로 멀리 보이는 소방서 옥상에서 쌓아놓은 하얀 판넬들이 용오름하듯 꼬리를 물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텃밭의 작물들, 한냉사 터널이 무사할지 심히 걱정되더군요. 작은 땅뙈기지만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날씨 변화에 민감한 생활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나다를까 토요일 텃밭에 나가보니 위용을 자랑하던 토종오이와 갓끈동부 지주대가 속절없이 쓰러져 있습니다. 20여개의 지주대를 빵끈과 오이망으로 엮고 또 살아있는 작물들이 부등켜 안고 있어서 설마 쓰러지랴 하고 일말의 희망을 갖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나무처럼 뿌리를 단단히 내린 아주까리도, 부쩍 키가 크고 .. 더보기
8월 19일 텃밭 - 김장 농사 시작 8월이면 텃밭 농사의 꽃인 김장 농사의 시작입니다. 파, 열무농사의 실패를 딛고 김장 농사에서는 잘 해 보겠다고 새롭게 다짐을 합니다. 뙤약볕에 무슨 고생이냐고, 텃밭에 들어간 돈이면 사먹는 게 훨씬 싸고 맘 편하지 않냐고 아내가 가끔 툭툭 던지곤 합니다. 막히는 도로를 뚫고 몇 시간씩 달려가서 뙤약볕에서 돈 쓰고 독한 제초제 마시고 불량식품 먹고 스트레스 쌓아 오는 골프보다는 수백배 낫다고 응수합니다. 골프가 얼마나 재미있는데 그러냐고 말하면 텃밭농사가 얼마나 즐거우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육수를 흘리고는 신나서 집에 오겠냐고 점잖게 말해 줍니다. 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 이야기를 시작하면 아내는 더이상 응수를 하지 않게 됩니다. 텃밭농사를 물질적 손익계산을 일일이 따져야 하는 지겨운 일로 접근하게 되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