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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잎벌레

9월 4일 텃밭 - 태풍과 벼룩잎벌레 김장 배추, 무 밭에 한냉사 씌운 후로 계속 비가 와서 텃밭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태풍이 수도권을 휩쓴 목요일 새벽에는 베란다 밖으로 멀리 보이는 소방서 옥상에서 쌓아놓은 하얀 판넬들이 용오름하듯 꼬리를 물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텃밭의 작물들, 한냉사 터널이 무사할지 심히 걱정되더군요. 작은 땅뙈기지만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날씨 변화에 민감한 생활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나다를까 토요일 텃밭에 나가보니 위용을 자랑하던 토종오이와 갓끈동부 지주대가 속절없이 쓰러져 있습니다. 20여개의 지주대를 빵끈과 오이망으로 엮고 또 살아있는 작물들이 부등켜 안고 있어서 설마 쓰러지랴 하고 일말의 희망을 갖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나무처럼 뿌리를 단단히 내린 아주까리도, 부쩍 키가 크고 .. 더보기
8월 19일 텃밭 - 김장 농사 시작 8월이면 텃밭 농사의 꽃인 김장 농사의 시작입니다. 파, 열무농사의 실패를 딛고 김장 농사에서는 잘 해 보겠다고 새롭게 다짐을 합니다. 뙤약볕에 무슨 고생이냐고, 텃밭에 들어간 돈이면 사먹는 게 훨씬 싸고 맘 편하지 않냐고 아내가 가끔 툭툭 던지곤 합니다. 막히는 도로를 뚫고 몇 시간씩 달려가서 뙤약볕에서 돈 쓰고 독한 제초제 마시고 불량식품 먹고 스트레스 쌓아 오는 골프보다는 수백배 낫다고 응수합니다. 골프가 얼마나 재미있는데 그러냐고 말하면 텃밭농사가 얼마나 즐거우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육수를 흘리고는 신나서 집에 오겠냐고 점잖게 말해 줍니다. 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 이야기를 시작하면 아내는 더이상 응수를 하지 않게 됩니다. 텃밭농사를 물질적 손익계산을 일일이 따져야 하는 지겨운 일로 접근하게 되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