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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일기

잡초들의 습격 - 5월 7일 공동경작/텃밭

주말마다 비가 오니 몇 주째 공동경작 밭에 들어가질 못했습니다. 기온이 올라가고 습기도 많은데 관리가 안되니 잡초들이 살판났습니다. 

고추밭 만드는 일이 이런저런 일에 밀려 미뤄졌는데요, 막상 날잡으니 일할 수 있는 날마다 계속 비가 와서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네요... 군데군데 풀이 전혀 없는 자리는 모닥불 피웠던 자린데요, 그래서 논두렁에 불을 놓나요?

감자밭에 누가 뿌린 건지 모를 열무들이 며칠 새에 훌쩍 컸습니다.

김치 담궈도 되겠습니다.

감자 싹들은 모두 잘 올라와서 씩씩하고 곱게 크고 있습니다.

하우스에 땅콩 모종이 예쁘게도 펴고 있었는데 하루 아침에 이 지경이 되었습니다. 하우스 틈새로 까치가 스며든 것 같습니다. 땅콩은 좀 늦게 심어도 되니 아무래도 다시 모종을 만들어야 할 듯 합니다.

개인 텃밭에는 시금치가 끝물입니다. 꽃대가 올라온 것들을 마지막으로 모두 뽑아 억센 뿌리를 잘라내고 꽃대째 데쳐 무쳤습니다. 식감은 꽃대가 좀 올라온 것들이 훨씬 낫네요~~

쪽파도 점점 자리를 잡아갑니다. 대파와 쪽파가 자라는 내 텃밭, 차츰 고수(?)의 텃밭이 되어 갑니다.

몇 개 남긴 보리가 열매를 맺었네요. 청보리가 참 아름답죠? 뒤에는 적갓이 장다리를 올려 노란 십자화를 뽐내고 있습니다. 작은 텃밭이 고운 화단이 되었습니다.

노란 장다리꽃을 배경으로 한 청보리 삼형제~~

 

상치와 곱슬겨자들이 풍성해졌습니다. 겨울을 난 것들이라 매우 두껍고 단단한 것이 야성적입니다.

곱슬겨자도 여기저기 꽃대를 올렸는데요, 잎이 옆으로 퍼지기를 기대하며 꽃대 올린 부분을 가위로 잘라주었습니다.

열무도 모두 발아되었구요,

새로 심은 상치도...

아욱은 벌써 본잎이 나왔네요.

몇 주 안본 사이에 완두콩이 훌쩍 컸습니다.

부랴부랴 텃밭 주변에서 잔가지 많은 키큰 마른 풀대를 꺽어 완두콩 지주대로 꼽아줍니다.

강낭콩 발아 과정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듯 세 개가 나란히 시차를 두고 나왔네요.

감자밭은 아무 소식이 없습니다. 배수가 잘 안되서 안에서 썩은 걸까요? 작년에는 엄청난 감자 수확을 자랑했었는데 정말 아쉽습니다. 열무를 심거나 이르게 호박고구마를 심어볼까 합니다.

 

하우스에서 고추모종 덜 자란 것을 몇 개 가져다 심고,

가지도 몇 개 심어 봅니다.

 

공동경작 양파밭을 뒤집어 엎자는 말들이 오가는 것을 들었는지 양파들이 갑자기 힘을 내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6월 수확할 때 쯤에는 양파알이 아기 주먹 크기만큼 자라지 않을까요? 그 정도 되는 양파를 싱싱한 줄기째 수확해 담근 양파김치가 굉장히 인기던데요... 

그래서 앙파밭을 살려야 할 것 같아 어린 잡초들을 호미로 긁어 잘라주고요,
바로 옆 열무, 얼갈이 배추, 근대, 아욱 밭도 매기 시작합니다만, 결국 시간이 많이 되고 허리도 아파서 몇 줄 못하고 마감했습니다. 어린 채소들이 잡초에 묻히기 전에 해야하는디...

마늘밭은 점점 심각해집니다. 쑥과 각종 잡초들이 점령하고 있습니다. 조금 지나면 마늘이 다칠까봐 뽑질 못하고 낫질을 계속해야하는 사태에 이르게 될 것도 같습니다. 노동량이 엄청 늘어나게 되는거죠.

오이망 펜스아래 이미 토종오이 씨를 넣었지만 그래도 만약을 대비해서 토종오이 모종을 4개 심었습니다.

슬슬 텃밭 주변 언덕을 점령해가는 잡초들을 헤치고 박 모종도 군데군데 심었습니다. 잎 넓고 줄기가 널리 퍼지는 박이 잡초를 이기면 박속냉면이나 박속낙지탕을 시원하게 먹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한 짐 수확한 상치, 곱슬겨자, 시금치에 장다리 꽃대 부드러운 부분까지 담아보니 무척 풍성하고 화려한 밥상이 되었습니다. 장모님 텃밭 출신의 쑥국, 머위나물, 돈나물까지 보태져 왕의 밥상이 부럽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