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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일기

초보 도시농부 텃밭에 움튼 생명...

오랜만에 맑은 날씨로 주말을 맞았네요.
텃밭에 나가보니 그 사이 많은 생명이 움텄습니다.
척박한 도시에서 척박한 날씨에도 생명의 힘은 위대하고 또 진실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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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언제 올라오나 싶던 감자가 벌써 이렇게 커 있네요.
햇볕의 힘은 위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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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자리에 심은 토종 강낭콩, 완두콩들입니다. 벌레 먹은 자리 없이 정말 깨끗하고 상큼한 모습입니다. 다른 싹들도 이렇게 자라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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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유기농으로 먹고 남은 과일 껍질, 채소 찌끄러기들을 말린 것입니다. 살다보면 제법 나오는 식물성 음식 쓰레기를 일주일 내내 잘 말려 밭에 뿌렸습니다. 잡초와의 전쟁도 대비하고 땅에 양분도 된다는 짚 멀칭을 대체하려는 의도인데요, 제가 봐도 글쎄올시다입니다. 양이 훨씬 많아서 땅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덮어야 할 듯 싶은데 부족해 보입니다. 뭐, 앞으로 계속 식물성 음식 쓰레기는 나올거니까 점점 덮일 것으로 믿습니다. 이곳은 제가 고추, 토마토, 가지, 오이 등의 과채류 심을 곳으로 할당해둔 곳입니다. 토종오이, 아주까리, 갓끈동부 등을 심었는데 소식이 아직 없습니다. 조만간 토마토, 가지, 고구마 등의 모종을 사서 심어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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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상추들이 잘 올라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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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놈들은 토종상추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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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갓이 참 이쁘고 깨끗하고 힘차게 올라오네요. 올해 쑥갓은 잘 먹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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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커리도 잘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깨알같은 벌레들이 뭔가 기어다니며 구멍을 내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겨내길 바라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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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근대 같은데요, 워낙 초보로 뭐가뭔지 기록을 해 놓고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몇년 하다보면 몸으로 익혀지겠죠. 하여튼 농사 익히는 일이 저로서는 참 머리 빠지는 일이네요. 그리 호락호락하지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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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것들이 뭐 같습니까?
열무 싹인데요. 좀 처참하죠? 대학때 농촌활동 가서 얻어먹었던 솎은 열무로 얼른 겉절이한 김치의 보드랍고 향기로운 맛을 잊지 못해서 5줄이나 심었는데요... 이거 솎을 것이나 있을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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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잎벌레라는 톡톡 튀어다니는 깨알같은 녀석들이 몰려다니며 쉬지않고 갉아댄 결과랍니다. 이거 뭐 대책이 서질 않네요... 게으른 농법으로 벌레들과도 자연을 함께 나누려 했는데, 그냥 두면 아마 열무의 내 몫은 없을거라네요. 그럼 강탈당하는 거 맞죠?
'반딧불이'라는 친환경제제를 거금 6천원에 100ml 사서 오늘 5ml 썼네요. 200대 1로 희석해서 잎에 골고루 몇번 뿌려 주었습니다. 
일반농약과 달리 벌레들이 그냥 그대로 붙어서 잘 노네요... 이거 뭐 돈만 날린 것 같다는...
다음 주에 다시 와서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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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모종을 사서 심은 고추입니다.
고추가 제일 손이 많이 가고 병충해땜에 정말 힘들다는데...
풋고추 몇 알이라도 제 입으로 떨어지길 바랍니다.

고추에 지주대도 세워야 하고, 덩굴식물들은 타고 오를 그물도 쳐야할 듯 한데, 그것들을 어디서 구해야 할지, 너무 높으면 옆 밭에 피해가 갈텐데 어떤 방법을 써야 할지 등등 골 아픈 문제의 연속입니다. 이러다 혈압이 더 오르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농사를 지어보니 우리가 얼마나 농민을 착취하며 사는지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