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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영어...

우리 아이 영어공부 잘 하게 만드는 법

이명박 정부의 대책 없는 영어공교육 정책으로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사교육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영어공교육 강화를 위한 정책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사교육 배불리기 정책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만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부모 입장에서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학교 영어수업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교육에 의존하는 것 외에 별다른 대책이 없어 보이지만, 지금도 과다하기만한 영어 사교육비에 더 많은 지출을 해야할 것을 생각하면 그것도 간단한 일은 아니다. 게다가 사교육이 과연 효과적인가 하는 점에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영어 사교육은 듣기말하기를 중심으로 한 의사소통 능력 등 진정한 영어 능력의 향상을 위한 수업이 아닌 주입식, 문법번역식, 문제 풀이식 수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런 방식의 사교육으로는 진정한 영어 실력을 키워주기는 커녕 오히려 자녀들의 영어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뿐이다.

그럼,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영어 잘 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바로 아이 혼자서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다. 그것이 과연 가능할까에 대한 것을 살펴보기 전에 우선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가진 근본적인 장점을 살펴보자.


스스로 하는 영어 공부의 장점

우선 자신에게 적합한 교재와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영세하건 규모가 크건 사교육 학원은 일정한 참고서를 선정하여 수업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 참고서가 모든 학생들의 수준에 맞지도 않고 흥미나 취향을 충족하지도 못한다. 대개 학생을 위한 맞춤형 참고서라기보다는 학원교사가 선호하는 참고서일 경우가 많고 그래서 정말 낡고 오래된 참고서의 고전들이 지금도 매우 많이 사용되고 있다. 심지어는 참고서회사와 학원의 올바르지 못한 커넥션이 존재하기도 한다. 이처럼 학생 중심의 교재 선정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은 수준에 맞지 않고 자신이 선호하는 취향도 아닌 재미 없는 교재를 보면서 학원교사의 일방적인 주입식 강의에 따라 그냥 끌려가는 수업을 받기 일쑤이다. 반면 스스로 영어를 공부하는 경우에는 교재와 학습 방법을 모두 학생의 수준과 취향에 맞고 학생이 선호하거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서점에 널린 엄청나게 많은 참고서들을 보거나 친구들과 정보를 교환하거나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자신에게 적합한 공부 방법을 그려보며 자신의 수준에 맞고 마음에 드는 교재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스스로 학습은 속도와 학습량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 학원에서는 이해를 하건 하지 못하건 학원교사의 강의에 끌려갈 수밖에 없지만 스스로 학습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수준과 취향 및 계획에 따라 학습 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본인에게 어려운 특정 부분을 반복 학습하거나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은 건너뛰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스스로 학습은 학습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 가장 학습 효과가 떨어지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 방과후 시간에만 학습하는 사교육과 달리 아침이건 잠자리에 들기 전이건 학교 자투리 시간이건 자신이 영어공부가 잘 되는 시간에 언제든지 영어공부를 할 수 있다.

자신에게 맞는 교재, 공부방법, 속도와 학습량, 학습시간 등을 스스로 선택하고 조절할 수 있는 스스로 영어 학습은 사교육이 자랑하는 수준별 수업을 훌쩍 뛰어 넘어 모든 교육의 궁극의 지향이자 꿈이라고 할 수 있는 학생 중심의 개별화 학습인 것이다. 학습자 중심의 자기주도적 학습이기 때문에 학습 효과가 높고 효율적인 것은 당연하다.

이런 학습 효과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스스로 학습을 통해 학생들은 자립심과 주체성을 키우고, 공부하는 습관, 공부의 재미, 학습에 있어서 자기주도성이라는 매우 중요한 가치를 함양하게 된다는 것이다.


스스로 하는 영어공부의 문제와 해결방안

스스로 학습에도 문제는 있는데 바로 학생이 어렵거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을 경우 누구의 도움을 받을 것인가 하는 문제와 순간 순간 싫증이 나거나 다른 일을 하다 잊어서 학습의 지속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와 같은 지속성 확보 문제이다.

우선 스스로 공부하다가 이해가 안되는 경우의 해결책을 제시해 보면, 어렵거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표시해두고 다음으로 이어 계속 공부하도록 한다. 뒷 부분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와 같은 경험은 매우 소중한 것으로 스스로 어려운 부분을 남의 도움 없이 해결했다는 뿌듯함으로 공부에 대한 흥미가 배가되고 동시에 공부하는 방법이 자연스럽게 체화되는 순간이다. 이해가 정 안되는 부분은 가족이나 학교 선생님에게 물어 해결하면 된다. 교사로써 스스로 공부하다가 모르는 것을 물어보러 오는 학생들이 얼마나 대견스러운지 모른다. 영어교사와 친해지는 방법이며 영어교사와 친해질수록 학생의 영어능력은 빠른 속도로 향상되게 된다.

두번째 문제점은 해결하기가 더욱 어려운 부분이다. 철저한 시간관리와 계획성 있는 생활은 어른도 힘든 부분인데 어린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 사실 이 부분때문에 가정에서 학원에 자녀들을 위탁(?)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경우 이런 위탁은 학생을 더욱 의존적이고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인간으로 만들어 버리는 독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는 부모의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관리가 되느냐 안되느냐는 학생의 전반적인 생활 습관 및 성격 형성과 학습능력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다. 워낙 이 부분을 사교육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서 학습능력의 차이는 사교육 차이로 생각하기 쉬운데, 속을 더 깊이 들여다보면 사교육의 차이보다는 가정에서 관리가 잘 되느냐 안되느냐의 차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고도 학교 성적에서 매우 높은 성적을 받고 있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들은 대체로 가정에서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으며 항상 자신이 부모의 관심과 관리 영역 내에 있다는 믿음 속에 살면서 스스로 자학자습을 하는 학생들이다.

자녀를 잘 관리한다는 것이 꼭 부모 중 한 명이 가정에 남아 온종일 자녀를 돌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맞벌이건 아니건 귀가 시간이 빠르건 늦든 간에 부모들의 실정에 맞게 가능한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다고 해서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나친 간섭은 스스로 학습에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스스로 하는 영어공부에서 부모의 역할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은 함께 영어공부 계획 세우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무조건 공부 안한다고 소리지르거나 꾸짖기보다는 종이와 펜을 들고 함께 앉아서 아이의 영어 실력과 장단기 목표, 전체적인 공부 시간과 영어 공부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 영어공부 방법, 자투리 시간 활용, 필요한 교재나 도구 등에 대해 아이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도록 하고,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며 그것을 적극 반영하여 실행가능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본다.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1주일 정도 후에 그간의 영어 공부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수정하면 된다.

계획을 세운 후에는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계획대로 한 경우에는 칭찬과 보상을 아끼지 않으며, 안 된 경우에도 격려하고 극복 방안을 제시해본다. 이런 과정을 통해 부모가 얼마나 아이의 영어공부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열심히 하면 얼마나 기뻐하는지를 느끼게 하는 것도 좋다. '계획대로 잘 되니? 내가 뭐 도울 건 없니? 넌 잘 할 수 있을거야...' 수준의 관심과 격려는 항상 필요하다.

시간이 되면 부모가 아이와 함께 영어 공부하는 기회를 갖는 것도 필요하다. 부모가 영어에 관심을 가지고 자꾸 공부하면 아이도 옆에서 보면서 영어에 관심과 흥미를 갖고 자연스럽게 스스로 영어공부를 하게 된다. 함께 영어로 대화하기, 단어 만들어 가기 게임, 크로스워드 퍼즐 함께 풀기, 함께 영어 팝송 부르기, 영어 채팅 사이트를 방문하여 함께 채팅하기, 미국의 소리 방송이나 BBC 사이트의 영어 학습 자료를 함께 들으며 공부하기 등 아이와 영어공부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안은 참으로 무궁무진하다. 교과서나 참고서 특정 페이지를 몇 분 이상 공부한 후 서로 문제를 만들어 맞추기 내기를 하는 것도 좋다. 아이에게 진다고 해서 아이가 부모를 무시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부모가 영어를 전혀 모른다면? 이런 경우에는 아예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쳐달라고 해보자. 아이가 스스로 공부해서 가르칠 수 있을 만큼 적은 분량을 나가게 되므로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겠지만 Learning by Teaching(가르치면서 배우기)의 놀라운 학습효과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성공하면 아이는 미래에 영어전문가가 될 수도 있다.


영어 학습 전략

영어 잘 하는 아이들의 특징 중 한 가지가 다양한 학습전략의 적용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발견하는데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자녀가 다양한 학습전략을 체험하게 하면서 스스로에게 적합한 영어학습전략을 찾도록 돕는 것도 중요한 자녀 관리의 한 내용이 되어야 한다.

쓸만한 영어학습전략을 간단히 몇 가지 소개해보면,
1. 문법의 경우 어렵고 두꺼운 책을 한번 보는 것보다는 쉽고 얇은 책을 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아도 그냥 표시하고 넘어가며 끝까지 한 번 보도록 하고, 다시 반복해서 보면서 이해가 안되거나 기억이 잘 안되는 부분을 위주로 집중 공부를 하는 것이다. 여러 번 볼 수록 전체를 독파하는 시간이 짧아지는데,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한 책을 4-5회 보게 되면 영어 학습에 필요한 문법은 거의 꿰뚫게 된다. 문법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최근에 생겼는데, 그건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외국어로서 영어학습에서 규칙을 내재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이를 통해 유한한 학습으로 무한한 발화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문법은 지속적인 영어 학습의 기반이 되는만큼 문법을 위한 문법책이 아닌 최근 많이 발간된 쉽고 새롭고 의사소통능력 향상에 초점을 둔 문법책들을 골라 공부하는 것이 좋다.

2. 단어와 중요한 표현이나 문장들을 암기하는 것은 영어실력과 직결되는데, 단번에 외우려고 긴 시간 공부한다고 잘 외워지는 것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에 앉아, 밥먹기 전에 한 번, 등교하면서 단어장이나 문장 노트 등을 들고 다니며 몇 번, 쉬는 시간에 한 번씩, 집에 오면서 한 번, 자기 전에 한 번 등과 같이 짧게 최대한 자주 보는 것이 좋다. 이때 그냥 보기만 하지 말고 소리를 내어 읽어주는 것이 더 좋다. 깜지를 만든다고 시커멓게 종이에 쓰면서 긴 시간 외우는 경우가 많은데 시간과 노력에 비해 효과는 적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3. 영어 표현이나 문장들을 큰 소리로 읽거나, 거울을 보며 스스로 말하기 연습을 해보는 것이 좋다. 영어를 잘 알면서도 말을 못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의 현실이다. 실력만큼 표현하지 못하는 것인데, 이것이 종종 근거없는 "10년 영어공부 무용론"으로 표현되곤 한다. 사실은 사용 기회나 필요성이 없는 상황에서 영어를 입시 위주로 공부하기 때문이다. 외국 어학연수나 회화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매일 영어를 공부하면 학습 효과도 높고 말하기 실력도 늘게 된다. 표현이나 문장을 읽을 때는 한 단어씩 보면서 읽지 말고, 한 문장을 본 다음 그 문장을 보지 않고 말해보는 것과 같이 가능한 한 문장 단위로 하는 것이 좋다. 

4. 문장 단위로 듣고 받아쓰는 연습은 듣기와 말하기 쓰기 등을 종합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교과서를 한 문장씩 듣고 최대한 받아 쓴 다음,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앞뒤 문맥을 보며 나름대로 추측하여 최대한 완성하고, 다시 들으며 최대한 수정하고...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일정한 단락을 매일 연습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엄마아빠가 불러주고 아이가 받아쓰기했던 것처럼 부모가 영어 교과서를 문장 단위로 불러주고 아이가 받아적도록 해보자. 익숙해지면 MP3 플레이어 등의 오디오 기기들을 활용하도록 한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영어 학습전략들을 아이와 함께 직접 해보며 장단점을 토론해보고, 아이가 할 수 있겠는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등을 고려하여 지속적으로 해보도록 계획을 함께 세운 다음, 수시로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격려하면서 익숙해지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보다 다양하고 구체적인 어휘,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문법, 종합 영어 학습전략들은 차후 이 블로그를 통해 계속 시간나는대로 소개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