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비평
학교는 교육기관인가 행정 말단인가?
OnionJ
2008. 3. 4. 13:12
각종 교과 수업, 소풍, 수학여행, 환경미화, 학급회의, 청소, 그밖에 담임 선생님과 나눈 상담이나 지지고 볶고 한 학급 생활... 이 모든 것은 학교에서 학급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일들이다.
학급을 중심으로 한 학교 편제는 아마 일제시대 이후 바뀌지 않는 우리 교육 시스템의 전형이다.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 학급 중심 학교 시스템이 정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일까?
한번 객관적인 입장에 서서 몇 가지 의문을 가져 보자.
교장-교감-주임교사(현재는 부장교사)-담임-반장-학급내 각부 부장에 이르는 학교 시스템이 너무 철저한 단선형 수직형 조직은 아닌가? 이런 수직형 구조가 현대 사회에사 중요한 교육의 목표인 창의성, 민주주의, 자주성, 개성 등을 키워줄 학교 조직으로 적합한 것인가? 왜 이런 식의 전근대적 편제가 유지될까?
학급 활동은 거의 없고 대부분의 시간을 교과수업을 받는데 왜 영어실, 수학실, 기술실과 같이 교과 수업 중심으로 교실이 편제되지 않고 1학년 1반, 1학년 2반 등과 같이 학급 중심으로 편제되어 있을까?
온갖 성금 모금, 선거 홍보, 각종 통계 조사, 온갖 동원들은 행정조직인 동사무소 등을 통해서 추진되어야 할 것인데 왜 공부하는 학생들을 시도때도 없이 이용할까?
학교와 학급은 우리나라 행정 조직의 최말단이기 때문이다!
학교를 누구나 상식적으로 교육기관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숨겨진 내면을 들여다보면 지금 이 순간에도 무수히 많은 행정 잡무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상명하달과 비교육적 행위들이 교육이 차지해야 할 자리를 점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돈을 전혀 들이지 않고도 온 국민을 통제하고 의식을 지배하고 거의 일사분란할 정도의 행정처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비교육적이고 비효율적인 학교 시스템을 바꿀 의향이 전혀 없다. 교육을 희생해서, 모든 학생을 희생해서 행정의 효율화를 기한다고나 할까?
이와 같은 학교 시스템을 유지하려면 당연히 학교 인사도 행정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교육청 말단 직원 역할을 하기 위해 학교를 떠난 장학사들이 수업과 생활지도 등 교육활동에 매진하면서 학교를 지킨 교사들보다 교장, 교감이 될 확률이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높으며, 학교 안에서도 수업을 열심히 하는 교사보다 행정 업무를 잘 처리하는 교사가 더 유능하게 평가받는 상황이다. 교육에 의한 교육을 위한 학교 운영이 아니라 행정에 의한 행정을 위한 학교 운영이다.
행정 중심 학교 시스템은 수업을 열심히 하려는 대부분의 교사의 교육활동을 현저히 방해한다. 온갖 공문처리, 보고, 홍보, 전달, 조사, 학생 및 교사 동원 등의 밀려드는 잡무들은 순전히 수업준비를 위해서만 써도 부족할 하루 1-2시간의 빈 시간들을 모두 행정 업무에 쏟아붇게 한다. 준비 없는 수업은 수업의 질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 교사의 질을 떨어뜨리며, 총체적인 교육의 질을 떨어뜨린다.
행정 중심 학교 시스템은 학생의 학업 성취도 향상이 아닌 효과적인 학교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학생 개개인의 개성, 개별 교사의 과목 특성이나 개성에 기반한 교육은 뒷전이고 오로지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행정편의적으로 1학년, 2학년, 3학년... 1반, 2반, 3반... 식으로 편성되어 있고, 그 결과 한 교실에서 모든 과목을 배우는 후진적인 체계가 고등학교까지 이어진다.
여러 과목의 교사가 한 교실을 사용하게 되므로 학생들은 각 교과에 최적화된 교실에서 수업할 수가 없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과학실험실, 가사실, 기술실, 드물게 영어교과실이 있었고, 2MB 정부들어 각 학교에 영어전용교실을 만든다고 하지만 일부 교과만 전용교실을 만드는 것은 교과간 형평에도 맞지 않고 더우기 그 교과의 모든 교사가 다 교과전용교실에서 수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시적 성격 외의 교육적 효과는 별로 없다.
오히려 교무실, 일반교실, 교과전용교실의 3중 구조로 인한 낭비만 늘어날 뿐인데, 이 낭비에 대한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교과중심 체제에서는 교사용 컴퓨터가 교과교실에 1대만 있으면 된다. 교과교실에 상주하는 교사는 이 컴퓨터를 활용하여 수업준비도 하고 수업도 하고 학교업무도 보게 된다. 1대만 사용하므로 1대에만 세팅을 해놓으면 되고 그래서 항상 자신의 활용에 최적화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반면 현재의 학급행정 중심 체제에서는 교무실에 업무용 컴퓨터, 교실에 수업용 컴퓨터, 교과전용교실에 교과 수업용 컴퓨터 등이 3중으로 필요하게 된다. 여러 교실에 있는 여러 컴퓨터들은 여러 교사가 공용으로 사용하므로 한 개인에게 최적화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특히 교실의 수업용 컴퓨터는 교사가 상주하지 않음으로서 관리가 되지 않아 1년도 안되 망가지기 일쑤이다.
또한 교과교실 체제에서는 각 교과교실을 사용하는 교사가 수시로 학생들의 작품이나 성과를 선별하여 붙여나가기만 해도 항상 해당 교과지도에 최적화된 효과적인 교과 학습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반면, 학급 행정중심 체제에서는 별 교육적 효과도 없는 소위 환경미화를 매년 반복해야 한다.
한 교사가 여러 교실을 돌아다니며 수업하게 되면 가는 교실마다 새롭게 컴퓨터를 세팅하고 수업자료를 옮기고 학습구조에 맞게 책상을 재배열하는 등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게 되는데, 매번 자신이 들어가는 모든 학급의 교실을 일일이 자신에게 적합하게 맞출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기 때문에, 결국 멀티미디어 활용이나 활동 중심, 탐구적, 토론식 등의 바람직한 수업을 포기하고 만다.
관료적 행정조직은 교육 주체 중 최약자인 학생들의 자치를 방해한다. 반장이나 학급회장은 학급 자치의 장으로써 역할을 하기보다는 학교의 지시 전달 이행이나 담임 교사의 심부름에 거의 100% 매몰되게 된다.
학교가 이러한 행정 중심 체제로 편재된 이상 학교밖 기관 단체들은 이것을 활용하고자 하는 유혹을 끊지 못하게 된다. 홍보, 모금, 조사, 동원 등 행정기관의 요구는 물론, 국회의원, 자치단체 의원의 요구, 심지어는 사교육기관이나 상업적 단체들의 판촉이나 홍보 요구까지 파렴치하게 들어오는 실정이다. 교과 중심의 교육 체제로 학교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이런 요구들을 선별할 수 있는 자주성을 강화하지 않는 이상 학교를 활용하려는 외부의 강요와 시도는 늘어만 갈 것이다.
학교가 행정조직이기를 강요하면서 동시에 교육적 성과를 내기를 기대하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찾기이다. 학교가 진정 교육기관이기를 원하는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획기적으로 높아지기를 원하는가? 그럼 지금 학교에서 행정조직적 요소를 걸러내면 된다. 학교를 지키며 교과지도를 열심히 하는 교사들을 우대하고, 모든 교과교사에게 전용 교실이 돌아가는 교과 중심 교실 체제로 학교를 편제하고, 외부의 행정적 요구에 대한 학교내 교육 주체들의 자주적 결정을 존중하고, 학생과 교사의 자치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정말 질높은 축에 속하는 우리나라 교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모욕을 주거나, 아이들과 교육이 절름발이가 되건말건 무한경쟁을 추동하거나, 전시행정식 교과전용교실 몇 개를 꾸미는 것과 같은 비본질적인 삽질은 이제 제발 그만 둘 때가 되었다. 행정조직의 최말단인 학교와 학급을 교육을 위한 시스템으로 바꿔주는 본질적인 해결책만이 현재 우리 교육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교사들이 마음껏 가르칠 수 있고 학생들이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해달라는 말이다.
학급을 중심으로 한 학교 편제는 아마 일제시대 이후 바뀌지 않는 우리 교육 시스템의 전형이다.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 학급 중심 학교 시스템이 정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일까?
한번 객관적인 입장에 서서 몇 가지 의문을 가져 보자.
교장-교감-주임교사(현재는 부장교사)-담임-반장-학급내 각부 부장에 이르는 학교 시스템이 너무 철저한 단선형 수직형 조직은 아닌가? 이런 수직형 구조가 현대 사회에사 중요한 교육의 목표인 창의성, 민주주의, 자주성, 개성 등을 키워줄 학교 조직으로 적합한 것인가? 왜 이런 식의 전근대적 편제가 유지될까?
학급 활동은 거의 없고 대부분의 시간을 교과수업을 받는데 왜 영어실, 수학실, 기술실과 같이 교과 수업 중심으로 교실이 편제되지 않고 1학년 1반, 1학년 2반 등과 같이 학급 중심으로 편제되어 있을까?
온갖 성금 모금, 선거 홍보, 각종 통계 조사, 온갖 동원들은 행정조직인 동사무소 등을 통해서 추진되어야 할 것인데 왜 공부하는 학생들을 시도때도 없이 이용할까?
학교와 학급은 우리나라 행정 조직의 최말단이기 때문이다!
학교를 누구나 상식적으로 교육기관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숨겨진 내면을 들여다보면 지금 이 순간에도 무수히 많은 행정 잡무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상명하달과 비교육적 행위들이 교육이 차지해야 할 자리를 점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돈을 전혀 들이지 않고도 온 국민을 통제하고 의식을 지배하고 거의 일사분란할 정도의 행정처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비교육적이고 비효율적인 학교 시스템을 바꿀 의향이 전혀 없다. 교육을 희생해서, 모든 학생을 희생해서 행정의 효율화를 기한다고나 할까?
이와 같은 학교 시스템을 유지하려면 당연히 학교 인사도 행정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교육청 말단 직원 역할을 하기 위해 학교를 떠난 장학사들이 수업과 생활지도 등 교육활동에 매진하면서 학교를 지킨 교사들보다 교장, 교감이 될 확률이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높으며, 학교 안에서도 수업을 열심히 하는 교사보다 행정 업무를 잘 처리하는 교사가 더 유능하게 평가받는 상황이다. 교육에 의한 교육을 위한 학교 운영이 아니라 행정에 의한 행정을 위한 학교 운영이다.
행정 중심 학교 시스템은 수업을 열심히 하려는 대부분의 교사의 교육활동을 현저히 방해한다. 온갖 공문처리, 보고, 홍보, 전달, 조사, 학생 및 교사 동원 등의 밀려드는 잡무들은 순전히 수업준비를 위해서만 써도 부족할 하루 1-2시간의 빈 시간들을 모두 행정 업무에 쏟아붇게 한다. 준비 없는 수업은 수업의 질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 교사의 질을 떨어뜨리며, 총체적인 교육의 질을 떨어뜨린다.
행정 중심 학교 시스템은 학생의 학업 성취도 향상이 아닌 효과적인 학교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학생 개개인의 개성, 개별 교사의 과목 특성이나 개성에 기반한 교육은 뒷전이고 오로지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행정편의적으로 1학년, 2학년, 3학년... 1반, 2반, 3반... 식으로 편성되어 있고, 그 결과 한 교실에서 모든 과목을 배우는 후진적인 체계가 고등학교까지 이어진다.
여러 과목의 교사가 한 교실을 사용하게 되므로 학생들은 각 교과에 최적화된 교실에서 수업할 수가 없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과학실험실, 가사실, 기술실, 드물게 영어교과실이 있었고, 2MB 정부들어 각 학교에 영어전용교실을 만든다고 하지만 일부 교과만 전용교실을 만드는 것은 교과간 형평에도 맞지 않고 더우기 그 교과의 모든 교사가 다 교과전용교실에서 수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시적 성격 외의 교육적 효과는 별로 없다.
오히려 교무실, 일반교실, 교과전용교실의 3중 구조로 인한 낭비만 늘어날 뿐인데, 이 낭비에 대한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교과중심 체제에서는 교사용 컴퓨터가 교과교실에 1대만 있으면 된다. 교과교실에 상주하는 교사는 이 컴퓨터를 활용하여 수업준비도 하고 수업도 하고 학교업무도 보게 된다. 1대만 사용하므로 1대에만 세팅을 해놓으면 되고 그래서 항상 자신의 활용에 최적화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반면 현재의 학급행정 중심 체제에서는 교무실에 업무용 컴퓨터, 교실에 수업용 컴퓨터, 교과전용교실에 교과 수업용 컴퓨터 등이 3중으로 필요하게 된다. 여러 교실에 있는 여러 컴퓨터들은 여러 교사가 공용으로 사용하므로 한 개인에게 최적화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특히 교실의 수업용 컴퓨터는 교사가 상주하지 않음으로서 관리가 되지 않아 1년도 안되 망가지기 일쑤이다.
또한 교과교실 체제에서는 각 교과교실을 사용하는 교사가 수시로 학생들의 작품이나 성과를 선별하여 붙여나가기만 해도 항상 해당 교과지도에 최적화된 효과적인 교과 학습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반면, 학급 행정중심 체제에서는 별 교육적 효과도 없는 소위 환경미화를 매년 반복해야 한다.
한 교사가 여러 교실을 돌아다니며 수업하게 되면 가는 교실마다 새롭게 컴퓨터를 세팅하고 수업자료를 옮기고 학습구조에 맞게 책상을 재배열하는 등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게 되는데, 매번 자신이 들어가는 모든 학급의 교실을 일일이 자신에게 적합하게 맞출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기 때문에, 결국 멀티미디어 활용이나 활동 중심, 탐구적, 토론식 등의 바람직한 수업을 포기하고 만다.
관료적 행정조직은 교육 주체 중 최약자인 학생들의 자치를 방해한다. 반장이나 학급회장은 학급 자치의 장으로써 역할을 하기보다는 학교의 지시 전달 이행이나 담임 교사의 심부름에 거의 100% 매몰되게 된다.
학교가 이러한 행정 중심 체제로 편재된 이상 학교밖 기관 단체들은 이것을 활용하고자 하는 유혹을 끊지 못하게 된다. 홍보, 모금, 조사, 동원 등 행정기관의 요구는 물론, 국회의원, 자치단체 의원의 요구, 심지어는 사교육기관이나 상업적 단체들의 판촉이나 홍보 요구까지 파렴치하게 들어오는 실정이다. 교과 중심의 교육 체제로 학교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이런 요구들을 선별할 수 있는 자주성을 강화하지 않는 이상 학교를 활용하려는 외부의 강요와 시도는 늘어만 갈 것이다.
학교가 행정조직이기를 강요하면서 동시에 교육적 성과를 내기를 기대하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찾기이다. 학교가 진정 교육기관이기를 원하는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획기적으로 높아지기를 원하는가? 그럼 지금 학교에서 행정조직적 요소를 걸러내면 된다. 학교를 지키며 교과지도를 열심히 하는 교사들을 우대하고, 모든 교과교사에게 전용 교실이 돌아가는 교과 중심 교실 체제로 학교를 편제하고, 외부의 행정적 요구에 대한 학교내 교육 주체들의 자주적 결정을 존중하고, 학생과 교사의 자치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정말 질높은 축에 속하는 우리나라 교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모욕을 주거나, 아이들과 교육이 절름발이가 되건말건 무한경쟁을 추동하거나, 전시행정식 교과전용교실 몇 개를 꾸미는 것과 같은 비본질적인 삽질은 이제 제발 그만 둘 때가 되었다. 행정조직의 최말단인 학교와 학급을 교육을 위한 시스템으로 바꿔주는 본질적인 해결책만이 현재 우리 교육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교사들이 마음껏 가르칠 수 있고 학생들이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해달라는 말이다.